"주전으론 못뛰어도 원포인트 서버보단 아웃사이드히터로 기억되고 싶다. 일단 허수봉이라는 거대한 벽이 있는데…"
서브에이스 100개. 선수 생활 대부분을 원포인트 서버로 뛰어온 현대캐피탈 이시우(29)가 이정표에 도달했다.
이시우는 4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시즌 KB손해보험전 2세트 도중 멋진 서브에이스를 터뜨렸다. 15-16으로 1점 뒤진 상황에서 미들블로커 박상하와 교체 출전, KB손해보험 외국인 선수 비예나의 옆쪽을 꿰뚫었다.
올시즌 서브 102개 만에 기록한 11번째 서브에이스, 통산 100개째였다. V리그 통산 47번째로 이 기록에 도달한 선수가 됐다. 하지만 원포인트서버로서 서브에이스 100개를 채운 선수는 흔치 않다.
한방에 흐름을 바꾸는 현대캐피탈의 비수다운 활약. 덕분에 현대캐피탈(승점 28점)은 이날 경기를 세트스코어 3대0으로 셧아웃, 사령탑 교체 후 4연승을 내달리며 어느덧 5위로 뛰어올랐다. 4위 한국전력(승점 29점)에도 승점 1점 차이로 따라붙었다.
특유의 루틴은 여전했다. 엔드라인에서 공을 받고, 바닥에 3번 튕긴다. 손 안에서 한차례 공을 굴린다.
그 사이 현대캐피탈 팬들의 응원 연호가 터진다. "이시우!" 3글자가 울려퍼진 직후 공을 높게 토스하고 점프해서 때린다.
파워와 회전 모두 V리그 토종 선수들 중 톱클래스다. 데뷔 8년만에 서브에이스 100개를 달성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이시우는 "의식한 건지 어깨에 힘이 좀 들어가더라. 오늘은 힘을 빼고 때린 덕분에 잘 들어갔다"면서 "승리해서 좋고, 서브 100개 때문에 좋고, 팬들이 축하해주셔서 더 좋다. 감사드린다"며 웃었다.
"처음 현대캐피탈에 왔을 때부터 내 임무였다. 매시즌 서버로만 기용되니까 힘들고 지칠 때도 있다. 어머니께선 항상 잘 다녀오라는 얘길 해주시고, 작은누나가 해주는 모진 말이 또 동기부여가 된다. 내가 투정부리면 '네가 해내야 한다' 같은 채찍을 준다. 그게 힘이 되더라."
시즌초에는 예년 같지 않았다. 이시우는 "공인구가 달라졌다는 사실을 내심 인정하지 않았던 거 같다. 적응력이 떨어졌다"면서 "이젠 감각을 다시 찾았다. 늘 해오던 일이니까, 연습하면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7시즌만에 100서브에 도달했다. 200개는 언제쯤일까. 진순기 감독대행은 이시우에 대해 "원포인트서버가 아니라 서브를 잘 때리는 아웃사이드히터다. 서브가 워낙 월등하다보니 다른 능력이 가려진다"고 강조했다.
이시우 역시 "정말 듣고싶은 말이다. 키는 작지만 스윙이 빠르고, 볼처리 능력이 좋다고 자부한다. 다만 리시브가 미숙해서 경쟁력이 밀린다. 경쟁력 있는 아웃사이드히터로 기억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선수생활 길게 하고 싶다. 결국 경기를 더 많이 뛰어야 200개를 빨리 채울 수 있지 않을까"라는 속내도 드러냈다.
에이스 허수봉과는 입단 동기다. "잘하는거 보면 뿌듯하다. 언젠가는 함께 뛰고 싶다"는 속내도 내비쳤다. 특유의 루틴에 대해서는 "신인 때부터의 버릇"이라며 미소지었다.
"경기 중에 집중하고 있어도 그 응원소리는 잘 들린다. '현!대! 이시우!'까지 듣고 때린다. 그게 타이밍이 나한테 딱 맞더라. 그래서 응원 소리가 크면 더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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