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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토리

진순기 감독대행이 이끄는 현대캐피탈 5연승 질주

by 닉냄뭐할까 2024.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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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반 그리고 9년 동안 팀을 이끈 감독이 나갈 때만 하더라도 멀게만 느껴졌는데, 이제 더 이상 꿈이 아니다. V4 명가 현대캐피탈이 올라오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7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4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삼성화재와 V-클래식 매치에서 3-1 승리를 가져오며 파죽의 5연승을 내달렸다. 대전충무체육관에는 올 시즌 남자부 최다 관중 3284명이 찾은 가운데 짜릿한 승리를 챙기며 순위를 6위에서 4위로 끌어올렸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12월 말 2015년부터 팀을 이끈 최태웅 감독을 교체했다. 성적 부진이 이유였다. 최태웅 감독이 경질되기 전까지 현대캐피탈은 승점 16점 4승 13패로 6위에 머물고 있었다. V3, V4를 일군 172승 명장과 결별을 택했다.

 

현대캐피탈이 최태웅 감독 대신 앉힌 이는 진순기 수석코치. 감독대행으로 현대캐피탈을 이끌고 있는 진순기 대행은 5승 무패 승점 15점을 챙기며 현대캐피탈을 지옥의 수렁에서 구했다.

진순기 감독대행은 이력이 독특하다면 독특할 수 있다. 배구 선수의 꿈을 키웠지만 한양대 재학 시절 관뒀다. 이후 미국 유학을 다녀온 뒤 KEPCO(現 한국전력)에서 안젤코 추크(등록명 안젤코) 통역으로 몸 담기도 했다.

그러다 2013년 현대캐피탈에 합류했다. 전력분석을 담당했다. 최태웅 감독과 함께 2015-16, 2017-18 정규리그 1위 및 2016-17, 2018-19시즌 챔프전 우승의 추억을 만들었다. 또한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이 부를 때는 비시즌 대표팀 전력분석으로도 활약했다.

 

지난 시즌까지 최태웅 감독 옆을 지탱했던 송병일 코치와 임동규 코치가 떠났다. 올 시즌을 앞두고 수석코치로 승격했다. 이후 3라운드 초반 감독대행으로 현대캐피탈을 이끌고 있다.

오랜 시간 전력분석 파트에서 상대팀을 연구해왔다. 또 정규리그에서만 172승을 일군 최태웅 감독 밑에서 배운 게 있어서 그런가. 진순기 감독대행은 초보답지 않은 스타일로 현대캐피탈을 지휘하고 있다. 특히 작전타임 시 침착하게 선수들에게 상대 공략법을 전달하고, 때로는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말로 현대캐피탈 팬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다.

단순한 5연승이 아니다. 단 1점의 승점도 뺏기지 않았다. 또한 아흐메드 이크바이리(등록명 아흐메드)-허수봉-전광인 삼각편대가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세터 김명관은 안정감을 찾았고, 베테랑 문성민은 원포인트 서버로 팀의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또한 상황에 맞는 기용도 돋보인다. 최근 컨디션이 나쁘지 않은 함형진이 여오현 대신 후위 수비 강화 교체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고 최민호의 짝으로 차영석과 박상하를 번갈아 넣고 있다. 성적이 좋으니 코트는 물론 웜업존 분위기도 완전히 살아났다.

 

최근 만났던 진순기 대행은 “선수들과 어려운 분위기를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장난도 치고 한다. 개인 면담을 통해 동기부여를 주고, 고참들과는 많은 소통을 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감독대행이 된 후에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위해 개개인마다 지표를 제시했는데 범실을 제외하고는 목표치를 상회하고 있다. 물론 강한 서브에서 나오는 범실은 괜찮다. 우리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나오는 범실은 스마트하게 조율하자고 이야기하는 편이다”라고 덧붙였다.

물론 아직 부족하다. 작전타임을 언제 눌러야 하는지, 비디오 판독은 이때 하면 좋을지 등 경기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고민 또 고민한다. 코치로 있을 때는 몰랐던 것을 경험하고 있다.

진순기 대행은 “그전까지는 의견을 제시하는 역할이었다면, 지금은 선택을 해야 한다. 다른 팀 감독님들은 다 노하우가 있다. 난 아직 노하우가 없기에 어렵다”라며 “작전타임이 가장 어렵다. 아직까지 나의 기준이 없는 것 같다. 단순히 연속 실점을 했다고 해서 해야 하는 게 아닌 것 같다. 분위기도 봐야 하고, 리시브 라인이 흔들리는지도 봐야 하고 모든 걸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최태웅 감독이 나갈 때만 하더라도 모두가 현대캐피탈의 봄배구는 어려울 거라 예상했다. 그러나 지금 흐름이라면 봄배구가 꿈이 아니다. 승점 31점(9승 13패)을 기록 중인 현대캐피탈은 2위 삼성화재(승점 38점 14승 7패), 3위 대한항공(승점 31점 12승 9패)과 승점 차는 단 7점이다.

진순기 대행은 “잔여 시즌 나와 선수들의 목표는 다르다. 선수들의 목표는 봄배구이니, 더 자극을 받고 하고 있어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 지금 중위권 싸움이 이뤄지고 있고 좋은 분위기를 이어간다면 봄배구를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현대캐피탈은 V4 명가며, 배구 특별시라 불리는 천안을 연고지로 둔 팀이다. 올 시즌 천안에서 봄배구는 열릴 수 있을까.

현대캐피탈은 오는 12일 대한항공, 17일 OK금융그룹과 홈에서 경기를 치른 후 올스타 휴식기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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