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원 스스로 돌파구를 찾는다.
SSG 랜더스 베테랑 포수 이재원(35)이 정든 팀을 떠난다.
SSG 내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이재원은 최근 구단에 방출을 해달라고 직접 요청을 했다.
SSG는 22일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포수 2명을 뽑았다. NC 다이노스에서 뛰던 박대온과 KIA 타이거즈에 있던 신범수를 지명했다. 포수 자원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구단의 선택이다.
SSG도 전력 유출이 있다. 베테랑 내야수 최주환을 비롯해 내야수 최항, 투수 조성훈이 팀을 떠난다. 최주환과 조성훈은 키움 히어로즈, 최항은 롯데 자이언츠로 향한다. 내년이면 42세가 되는 김강민은 한화 이글스의 지명을 받았다. 당장 은퇴를 결정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의 선수다. SSG 구단은 김강민을 뽑는 구단이 없을 것으로 여기고 35인 보호 선수에 묶지 않았다.
35인 보호 선수에는 이재원도 묶이지 않았다. 2차 드래프트에 앞서 이재원은 현역 연장 의지를 갖고 새 팀을 찾기 위해 18년간 정든 팀을 떠나기로 어렵게 결심했다. 구단 상황에 자신의 자리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SSG는 2차 드래프트가 끝나고 이재원을 비롯해 포수 이흥련을 따로 만나 얘기를 나눠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이재원은 23일 오후 김성용 단장을 만나 다시 한번 자신의 뜻을 전했다. 구단도 이재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
인천고 출신의 이재원은 지난 2006년 SSG 전신인 SK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에 뛰어 들었다. 당시 1차 지명이었다. 타격과 수비 모두 고교 선수 중 가장 능력이 좋은 포수로 평가받았다. 많은 기대를 모았고 신인이던 첫해 23경기에서 타율 3할1푼3리 4타점의 기록을 남겼다. 이듬해에는 66경기에서 타율 3할3푼3리 3홈런 21타점으로 존재감을 보이기 시작했다.
2007년, 2008년에는 SK가 정규시즌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잡으며 통합 우승을 이뤘다. 이재원은 SK 왕조 시절의 주역이다. 박경완, 정상호 등 주전급 포수가 있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음에도 이재원은 1군에서 기회를 얻었다. 그만큼 기량을 인정 받은 것이다.
2009년에는 SK가 한국시리즈에서 KIA에 패했지만 2010년 다시 정규시즌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통합 우승을 거뒀다. 이재원은 2009년 24경기에서 타율 3할4푼4리, 2010년 54경기에서 타율 2할5푼7리를 기록했다.
이재원은 2014년부터 주전 포수 노릇을 했다. 그해 120경기에서 타율 3할3푼7리 12홈런 83타점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공격형 포수로 주목을 받았지만, 안정적인 투수 리드로, 동료 투수들의 믿음도 쌓았다.
2015년 140경기에서 타율 2할8푼2리에 17홈런 100타점으로 정점을 찍었다. 2018시즌에는 주장을 맡아 주전 포수로 팀을 잘 이끌어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이재원은 2018년 우승 이후 FA 자격을 얻어 4년 69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FA 계약 후 첫해, 2019년에는 139경기에서 타율 2할6푼8리 12홈런 75타점으로 괜찮았다.
하지만 이후 내림세를 보였다. 장타 생산력이 떨어졌다. 그래도 2021년 107경기에서 타율 2할8푼으로 반등하는 듯했다. 그러나 2022시즌 부침을 겪었다. 이재원은 2022시즌 종료 부터 두 번째 FA 자격을 얻었지만, 신청하지 않았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절치부심하고 야구에만 집중하고자 했다. 마음 고생도 많이 했다. 아직 의욕이 있다. 투수 리드는 최고 수준이다. 은퇴한 정영일, 김태훈은 “포수는 이재원 형이 최고다. 정말 투수들이 마음 편하게 던질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송구가 약하다고 하는데, 투수들의 템포가 느려서 그런거다. 재원이 형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리더십도 있고 포수로서 갖춰야 할 기량은 건재하다. 경험도 워낙 풍부하다. 적어도 동료 선수들로부터는 인정을 받고 있는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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