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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스토리

윤대통령 은행권 압박에…銀, '일사천리' 대출 금리 인하

by 닉냄뭐할까 2023.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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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은행권을 강하게 질타했다. 소상공인의 원리금 상환 부담 등을 언급하며 막대한 이자수익을 올리는 은행권의 영업 행태를 비판했다. 아울러 재정을 통한 소상공인 저리 융자자금 지원 계획도 밝혔다. 대통령의 질타에 은행들이 먼저 움직이고 있다. 악덕 고리대금업자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이른바 ‘상생금융’ 강화에 일제히 나섰다. 금융당국을 비롯한 행정부는 대통령의 의중을 확인하자 곧바로 대책 논의와 추진에 들어갔다. 입법부 또한 물밑에서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민생이 화두가 되는 총선 일정도 다가오고 있기에 여야를 막론하고 첨예한 관심사가 될 국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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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삶과 밀접한 양극화와 취약그룹에 관한 이슈일수록 그 중요성에 모든 이들이 공감하는 만큼 접근방법에 대한 올바른 성찰이 필요하다. 다섯 가지 포인트로 살펴보자.

첫째, 은행 비즈니스 모델과 리스크 관리의 적정성 관련 성찰이다. 한국의 GDP 대비 민간부채 증가율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민간부채 누적이 위험 단계인 상황에서 은행 자본조달과 신용 면에서 비즈니스 모델의 강건성, 은행이 직면하는 새로운 리스크 관리 등의 중요성은 은행 경영 건전성과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상생금융 업무는 은행 비즈니스 모델과 리스크 관리의 범주에 포함된다. 따라서 그 기준에서 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지난 3월 이후 미국 은행 위기에서도 나타난 바와 같이 실리콘밸리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은행 등 대형 은행들이라 하더라도 비즈니스 모델에 문제가 있거나 리스크 관리에 실패할 경우 무너질 수 있음을 보았다. 은행 위기 직후 미 연준은 실리콘밸리은행에 대한 점검 보고서를 통해 동 은행의 이사회와 경영진이 리스크 관리에 실패했음을 지적한 바 있다. 급격한 금리상승과 은행의 편중된 사업모델 부진이 겹치면서 높아진 리스크에 대한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금융당국 또한 이를 포착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는 데 미흡했다고 보았다. 상생금융을 독려하더라도 금융감독당국은 은행들이 새로이 직면할 수 있는 리스크가 출현할 우려가 있다면 이를 적시에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교정하는 경보를 보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둘째, 은행의 거버넌스 개혁에 대한 성찰이다. 은행도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이지만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지대하고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유동성 백업, 통화정책의 전달경로 등 은행의 특수성 등으로 은행 경영을 자유방임에만 전적으로 맡길 수 없는 제도적 한계가 내재한다. 신용 및 지급결제 등에 국민경제적 비중이 큰 과점적 위치에 있는 은행들에 대해서는 그러한 사회적 인식이 더욱 강하다고 봐야 한다. 은행의 이사회 구성 등 주요 거버넌스에 사적 내지 재량적 지배의 영향력이 상당하게 작용한다면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함에 있어 은행에 합리적으로 기대되는 역할 수행이 충분치 않을 수 있다. 은행의 합당한 역할에 걸맞는 ‘전문화된 중립적 분권화’ 거버넌스를 강화해 나가는 등 은행 거버넌스 개혁에 대한 사회적 성찰이 필요한 때다.

셋째, 상생금융이 초래할 수 있는 구성의 오류(fallacy of composition)에 대한 성찰이다. 상생금융 노력에 의한 은행권 대출금리 인하 압박으로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했음에도 은행들의 대출금리는 오히려 낮아짐으로써 가계대출이 증가세로 돌아선 상황을 이미 경험한 바 있다. 상생금융으로 인해 긴축 통화정책의 파급경로가 작동하지 않았던 것과 같은 구성의 오류는 사회 전체의 경제적 성과를 낮춘다는 점에서 반복되지 않아야 하겠다.

넷째, 상생금융이 초래할 수 있는 범주의 오류(category mistake)에 대한 성찰이다. 국민의 삶과 밀접한 주요 민생 이슈일수록 일상적인 재정 기능이나 금융감독 기능으로 모든 것을 커버하려고 하기보다는 금융시스템 재설계에 관한 입법 등 제도변화를 통한 정통적 접근방법이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취약그룹을 보호하고 인간의 가치를 중시하는 지속가능한 세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은 국가의 존재 이유이자 사회적 책무다. 상생금융은 그 일환으로 바라볼 수 있는 민생 이슈다. 행정부의 한계와 범주를 넘어서는 이슈가 상생금융이라면 입법부가 제도변화를 모색하면서 함께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영국의 철학자 길버트 라일이 그의 저서 ‘마음의 개념(The Concept of Mind)‘에서 말한 범주의 오류를 경계해야 한다.

다섯째, 금융산업의 재설계에 대한 성찰이다. 소상공인 등 취약그룹에 대한 금융서비스 업무에 모든 은행들이 일률적으로 덩달아 나서는 모습을 이제 되돌아볼 때가 되었다. 글로벌 초경쟁의 무대에서 다른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역할을 해야 할 은행들까지 모두 상생금융에 캠페인 식으로 수시 동원되는 방식이라면 우리 금융산업 발전과 선진화에도 바람직하지 않다. 소상공인 등에 특화된 모니터링과 스크리닝을 집중시킴으로써 상생금융의 수익성 평가와 리스크 관리 기능 등을 제고하며 타겟별 금융기법과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다.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강조한 분업(division of labor)의 원리에 의한 생산성 향상에도 부합한다. 은행들이 서민금융, 신용보증 등의 재원으로 출연을 확대해 온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면 상생금융 전문 금융기관 등을 설립하는 방안까지도 논의해 볼 수 있다.

해당칼럼
https://m.upinews.kr/newsView/1065579902045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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