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찬규(31)가 잭팟을 터트리며 LG 트윈스에 남는다.
LG 트윈스는 20일 "FA 임찬규와 계약기간 4년 총액 50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20억원, 인센티브 24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임찬규는 2011년부터 2023년까지 11시즌 동안 LG트윈스의 유니폼을 입고 298경기에서 65승 72패 8세이브 5홀드 1075⅔이닝 평균자책점 4.62를 기록했다. 2023시즌에는 중간 투수로 시즌을 시작하여 팀이 어려운 시기에 선발로 자리를 잡아주었고, 다승 14승으로 국내투수 중 최다승(전체 3위)을 기록했다.
계약을 마친 임찬규는 구단을 통해 "엘린이 출신으로서 자랑스러운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계속 입을 수 있어서 기쁘다. 다른 구단은 생각하지 않았다. 계속해서 LG트윈스 선수로 남고 싶었는데 좋은 계약해주신 구단에 감사드린다. 항상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시는 팬들 덕분에 이번 시즌 최고의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 팬들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고, 팬들이 항상 웃을 수 있도록 내년, 내후년에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계약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LG 구단은 "임찬규는 팀을 대표하는 선수로 꼭 필요한 선수"라면서 "긍정적인 영향으로 팀의 어린 후배들을 잘 이끌며 팀이 통합우승을 하는데 큰 역할을 해주었다. 특히 이번 시즌은 커리어하이를 기록하며 다음 시즌을 더 기대하게 만들었다. 본인 성적 뿐 아니라 팀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줄 것"이라고 계약 배경을 밝혔다.
2011년 2차 전체 1라운드 2순위로 LG에 입단한 임찬규는 LG 트윈스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임찬규는 2018 시즌 11승에 이어 2020 시즌에는 다시 10승을 따냈다. 그러나 2022시즌에는 6승 11패 평균자책점 5.04를 기록, 본인 스스로도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냈다. 임찬규는 지난해 11월 FA 자격을 획득했으나, 신성한 권리를 행사하지 않았다. FA 재수를 결심한 것이다. 개인적인 부진도 있었지만, 2011년 LG 트윈스에 입단한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팀에 많은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자책감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당시 임찬규는 스타뉴스에 "올 시즌 팀에 많은 도움이 되지 못했다. 저 또한 성적이 안 좋았다. 팬 분들께 많은 실망을 안겨드렸고, 욕도 많이 먹었다. 프로는 못하면 질타를 받는 게 당연하다"면서 "LG 우승을 위해 하나도 공헌한 것 없이, 미안한 마음이 있는 상태에서 FA 신청을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 자체가 배신이라고 느껴졌다. LG에서 정말 우승을 꼭 하고 싶다. 그게 첫 번째다. FA 신청은 팀에 헌신을 한 상태에서 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FA 재수를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최대한 선발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지만, 감독님께서 중간으로 나가라면 나갈 것이다. 비시즌 기간 동안 선발과 불펜 모두 준비할 것이다. 준비를 잘해 후배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쳐 보이겠다. 후배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을 하면서 제 가치와 실력을 통해 팀에 헌신하고 싶다. 올 시즌 안 좋았던 부분을 체크하며, 내년에는 어떤 투구를 펼쳐야 할지 벌써부터 공부하고 있다. 제가 그동안 기회를 못 잡은 것도 맞다. 충분히 잘할 수 있고, 더 좋아질 수 있다고 믿는다. 아직 젊습니다"라며 그의 별명 '당찬규(당찬 임찬규)'답게 당차게 말을 맺었다.
그리고 올 시즌 임찬규는 그 약속을 지켰다. 사실 임찬규는 올 시즌 염경엽 감독이 새롭게 부임한 가운데,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져 있었다. 그동안 임찬규는 계속해서 LG의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왔는데, 이번 시즌에는 출발이 달랐던 것이다. 임찬규를 대신해 영건인 김윤식과 이민호가 시즌 초반에는 선발로 낙점받았다. 하지만 둘이 전열에서 이탈하면서 임찬규에게 다시 기회가 왔고, 그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가히 대반전이라 할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며 최고의 한 시즌을 보냈다. 사실상 전반기에 LG는 켈리와 김윤식, 이민호가 모두 부진한 상황에서 임찬규와 플럿코, 이 둘이 팀의 마운드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올 시즌 30경기에 등판해 14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42를 마크했다. 144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142피안타(10피홈런) 54볼넷 103탈삼진 63실점(55자책)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35, 피안타율 0.252를 마크했다. 자신이 선발 등판한 26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 투구는 7차례 펼쳤다. 2018년 개인 최다승(11승)과 2021년 개인 최저 평균자책점(3.87)보다 모두 좋은 성적을 냈다. 인생 시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리고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임찬규는 누구보다 LG 팬들을 사랑하는 스타다. 임찬규는 지난 2일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에 위치한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2023 러브 기빙 페스터빌 위드 챔피언십 행사에 FA 신분임에도 참석했다. 임찬규가 팬들과 함께하는 축제 현장에 참석한 이유. 단 하나. 바로 팬들 때문이었다. 임찬규는 공식 행사가 시작하기 전 무대에 올라온 뒤 "안녕하십니까 임찬규입니다"라면서 "러브 기빙 데이가 열린다고 해서 정말 가고 싶었는데, FA 선수들은 참석을 안 한다고 하더라. 그런데 또 우리 팬 분들과 저, 그리고 LG 트윈스가 그런 관계가 아니지 않나"라고 웃으며 말했다. 객석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어 임찬규는 "꼭 인사드리고 싶어서 왔다. 빨리 팬들을 뵙고 싶다고 생각했다. 많은 분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보고 싶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마음을 굳혔는데, 오기를 잘한 것 같다. 팬분들과 저와 관계는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 팬 분들의 성원에 힘입어 우승했는데, 직접 인사하러 오는 게 도리라 생각했다. 이 축제는 팬 분들을 위한 자리다. 끝까지 재미있게 즐기셨으면 한다. 저는 빠른 퇴장을 하지만, 마음은 끝까지 함께 한다고 생각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찬규는 팬들을 향해 큰절을 올린 뒤 "사랑합니다"라는 짧고 굵은 한 마디를 보태며 무대를 빠져나갔다
임찬규의 방문은 구단 관계자조차 당일에 알았을 정도로 깜짝 등장이었다. 팬들에게 인사한 뒤 바깥에서 취재진과 따로 만난 임찬규는 "팬 분들께서 1년 내내 뜨거운 열정과 큰 응원을 보내주셨기에 우승할 수 있었다. 그래서 직접 만나 뵙고 인사를 드리고 싶었다. 뵙고 싶은 분들을 만나 인사드리고 싶은 마음뿐이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큰절을 한 이유에 대해 "갑자기 한번 드리고 싶더라. 그 마음뿐이었다. 긴 시간에 관한 의미는 없고, 올해 좋은 응원을 보내주셔서 거기에 감사한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며 진심을 전했다.
실제 FA 협상이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임찬규 측에서 60억원을 요구했다더라' 하는 등의 소문이 파다하게 퍼지기도 했다. 출처가 불분명한 거짓 루머에 임찬규가 괜한 비난을 받기도. 이에 대해 임찬규는 "저도 만난 적이 없는데…. 또 (협상 과정에 관한)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게 어디서 나올까 궁금하기는 했다. 그런데 저와 에이전트, 구단도 사실무근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그냥 재미있게 봤던 것 같다"고 쿨하게 웃어넘겼다.
올 시즌 KBO 리그 토종 최다승 투수로 등극한 임찬규는 KBO 리그 전체 승률 2위, 다승 3위, 평균자책점 9위. 올겨울 FA 투수 최대어로 꼽혔다. 그리고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FA 잭팟을 터트리며 최고의 2023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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